LIFELOG/JOURNAL

21-10-01 Journal

T힙스터 2021. 10. 1. 05:54

운동과 정신력

 

크로스핏은 제한된 시간에서 본인에 맞는 최대 운동량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본인에 맞는 운동량을 정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참여하는 모든 멤버는 각자 비슷한 운동 강도를 느끼게 된다. 여기서 누군가는 그것을 해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중간에 힘이 들어 포기한다. 사실 누구나 운동 과정에서 포기하고 싶은 기분이 들 것이다. 운동 과정에서 그런 기분이 들어야 오늘 목표에 맞는 운동량을 정한 것이고 이전보다 운동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 운동을 해낼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은 무엇인가? 내 생각에는 운동에 임하는 태도와 더불어 정신력이 작용한다고 본다. 

 

최선을 다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운동에서도 마지막 9부 능선을 넘지 못한다. 반대로 성취에 익숙한 사람은 같은 시간 운동을 해도 더 많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작은 것 하나를 보더라도 그 사람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여기에 딱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일정 부분은 맞는 말인 것 같다. 돌이켜보건대 나는 항상 큰 성취만을 바라 왔다. 작은 것들은 쉽게 보고 아예 성취할 대상으로 여기지도 않았다. 운동에 있어서도 적당히라는 태도로 넘겨 보아 왔다. 그러면서도 운동 능력이 좋은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밥 먹고 운동만 하네!라고 속으로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사실 그 사람들은 나 보다 더 하루를 진실되게 사는 사람들일 것이다. 운동에 대하는 태도만 본다면 그렇다.

 

물론 운동에서 극한의 고통을 이겨낸다고 해서 그 사람이 일상의 다른 삶을 성실하게 산다고 볼 수만은 없다. 백수 운동 폐인도 우리 주변에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운동과 정신력을 되새겨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 삶에서 보자면 오늘에 주어진 운동이 그나마 가장 쉽게 성취를 경험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건강한 성취이며 뇌의 동작 기전으로 볼 때 정신에도 매우 이롭다. 오늘의 운동에서 극한을 넘어서고 나면 그게 자양분이 돼서 나의 현실 문제에서도 같은 태도 또는 정신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봉사, 감사 등 이타심을 통해서도 나의 정신은 고양될 수 있으나 '나'에 집중해서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내가 성취하는 힘이다. 이 힘을 기르는데 운동만 한 것은 없다. (한편으로는 에고 놀음이라는 말이 생각이 나지만 에고를 벗어나서 살 수 없는 게 우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