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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LOG/JOURNAL

21-05-26 Journal

by T힙스터 2021. 5. 27.

'나'에서 탈출하자

저녁에 아내와 아가와 함께 아웃백을 다녀왔다. 이 자체로는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아가도 잘게 잘라준 스테이크를 맛있게 먹었고 아내도 행복해 보였다. 오랜만에 즐거운 외식이었다. 문제는 돌아오는 길에 있었다. 아가가 나를 닮아서 차만 타면 토를 종종 하는데 오늘 역시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다. 때마침 아내는 차 속도를 줄이라고 화를 냈다. 나는 뒤에 차에 눈치가 보여서 제대로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 이 사건을 발단으로 아내는 15개월 아기보다 자신이 비난받는걸 신경쓰냐고 화를 동반한 막말을 해댔다. 내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아내의 비난에 기분이 상해서 나도 좋은 말을 할 수 없었다. 자기 전까지 기분이 상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의 모든 것에 대한 화가 치밀어 올랐다. 투명인간처럼 살며 하루하루 간신히 버티는 내 자신이 비참했다. 정말 사라지고 싶었다. 세상이 다 같이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도 아내에게, 아가에게 너무 미안했다. 이렇게 부정적인 에너지로 사는 남편, 아빠에게 무슨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겠는가? 아가를 재우고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달가울 수만은 없었지만 고마웠다. 사실 아내의 화법이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맥락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삶에 전반에 깔려 있는 피해 의식으로 더 중요한 것들을 보지 못하고 사는 내가 문제이다. 감사일기를 왜 쓰는가? 결국 감사하는 마음이 나의 갇힌 마음을 열어 주기 때문이다. 주변에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나의 하루에 감사한다. 오늘 하루도 감사할 뿐이다. 틈나는 대로 내가 빠져 있는 강박 패턴을 다시 파악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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