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꽤 오랜 시간 조용히 지내며 무엇을 했는가? 왜 했는가? "도구"가 무엇이며? 텍스트 마스터는 또 뭔가?!
감사합니다
어떻게 지내시냐는 질문도 있었고, 이런저런 댓글도 달아주시는데 답변을 못 드렸습니다. 일단 짧게 남기려고 합니다. 그게 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저와 유사한 어려움을 삶에서 겪어 오셨을 테니까요. 변화가 절실하기에 약도 복용하고 이런저런 좋은 방법을 찾고 계실 거예요. 제가 그랬습니다.
저는 저 자신을 위한 '도구'를 찾았습니다. 이 도구를 필요한 이가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튜닝하고 학습에 필요한 설명서 (글)를 쓰고 있습니다.
도구? 네.
이 도구를 사용하다 보니 원하는 그 일에 온전히 집중해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남겼습니다만 저는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집중 중에 포털 사이트나 유튜브에 기웃거리는 일도 하지 않습니다. (그게 뭐라고 할 수도 있지만, ADHD를 자각하고 특히 취약한 부분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당신에게는 무엇이 필요하십니까?
저에게 필요한 것은 경쟁력 있는 "지식 노동자"로 살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어린아이도 있는 아저씨입니다)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지식 노동자"가 대단한 무언가는 아닙니다. 하루를 잘 설계하고 필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 아닐까요? 아무튼 저는 이게 힘들었습니다. 무기력과 딴짓 허무 후회의 연속이었습니다.
텍스트 편집기 이맥스
그래서 저의 '도구'는 이맥스(Emacs)라는 다기능 텍스트 편집기입니다. 이 녀석은 제가 컴퓨터로 하는 모든 일을 다 합니다. 메일, 일정 관리, 시간 관리, 코딩, 인터넷, 뉴스, 검색, 음악, ChatGPT 등 나열하지 않았지만 다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키보드만 사용합니다. 키보드 입력하는 모습은 누가 보면 "철권 10단 콤보"를 하는 줄 알 겁니다. 아무튼 입력만으로도 재미 있습니다.
핵심은 집중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제 경험 상 멀티 모니터도 집중을 방해했습니다. 마우스를 끄적이다 보면 시간 훌러덩 갑니다. 모니터 하나에 그저 키보드 뿐. 그냥 똑같은 방식으로 모든 일을 하나의 미친 능력을 가진 프로그램으로 하면 어디 집중력이 도망갈 곳이 없습니다.
코딩하는 것 아니냐고요?
물론 코딩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돌아보면 지금 시점에 코딩스럽지 않은 일이 남았나요? ChatGPT와 협력해서 일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텍스트 다루는 것입니다. 지금 제가 쓰는 이 한글도 unicode 일 뿐입니다. 수학 수식도 마찬 가지입니다.
우리의 하루: 결국 텍스트
초등학생부터 나이 든 분까지 모든 이들의 하루는 텍스트를 보고 듣고 읽고 쓰고 그런 일입니다. 공부를 하든가 일기를 쓰든가 메시지를 쓰든가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문제는 다 사용하는 방식과 툴이 나뉘어 있습니다. 그 텍스트들 어디에 있나요? 결국 하나의 방식으로 다루면 태양과 돋보기만으로 불을 피우듯이 한 점에 온전히 흘러갈 수 있습니다. 사실 비단 ADHD 문제가 아닙니다. 모두가 일정 수준에 집중력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는 실존적 공허라는 단어가 적절할 것 입니다.
산만하게 태어나서 감사할 뿐
아. 정말 감사한 입니다. 누구나 만나는 산만함의 세계에서 타고나기를 산만하게 태어났으니까요. 그러니 뭐가 집중이고 딴짓인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절실하게 집중을 원합니다. 집중하기 시작하면 미친 듯이 그 일만 합니다. 다른 것은 관심도 없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든 ADHD의 스승일 겁니다. 제 다른 블로그의 어바웃 페이지에 옮긴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블로그 업데이트해야 되는데…) https://junghanacs.github.io/about/
하지만 말할 필요도 없이 레오나르도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구상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 월터 아이작슨 저
남은 삶은 선물 : 사실 처음 부터 선물.
하나만 하나만. 거기에 온전히. 세상도 다 잊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것. 어차피 이전까지 힘들었잖아요? 남은 삶은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쉽습니다. 존재에 감사하는 일이 됩니다. 종교요? 노우. 창조적 행위는 존재의 방식입니다. 릭 루빈이라는 유명한 프로듀서의 책을 최근 만났습니다. 누구나 타고 나기를 예술가 창조가로 태어났습니다. 다만 잊고 있었던 것 뿐 입니다. 정말 모든 것 특히 지금의 어려움은 선물일 수 있습니다.
창조적 행위 : 존재의 방식 릭 루빈
도구를 보여줄게요
대시보드 : 포춘쿠키
아 길어지네요. 스크린샷까지 넣게 되네요. 이게 빠를 겁니다. 도구를 조금 보여 줄게요. 먼저 만나는 오늘의 나의 대시보드입니다. 포춘쿠키는 나의 엄선된 컬렉션에서 가져 옵니다.
어젠다 : 일정 시간 관리
오늘 하루는 시간표를 잡아보아야지요. 공개 못할 부분이 많아서 다른 날에 빈 곳을 보이자면 이렇습니다.
노트 관리 : denote
그렇다면 뭘 하나요? 결국 삶은 읽고 쓰는 것일 뿐입니다. 작성한 노트들과 노트 화면이 되겠네요.
채팅 AI : gptel
요즘 아무튼 AI 인공지능이랑 잘 노는 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물론 같은 방식으로 대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의 지식으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지식이 날아가 버리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너는 누구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물론 이게 다는 아닙니다. 프롬프트는 다양하지요. 같은 인터페이스로 AI를 대하는 게 중요합니다.)
뉴스피드 RSS : Elfeed
저도 물론 RSS 구독을 합니다. 정보의 큐레이션은 제 스스로 합니다.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글이 있는 모든 창은 기능과 관계없이(읽기/쓰기, 언어, 웹 등) 똑같습니다. 모든 정보는 같은 방식으로 대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신이 딴 곳에 안 갑니다. 물론 외국어라면 자동 번역은 기본으로 제공되어야 하지요. 요즘 번역 품질이 좋습니다.
멀티미디어 EMMS
음악도 듣습니다. 아침이 되었네요. 음악과 함께 낮 테마를 밝게 바꿉니다.
사전 : 원하는 모든 사전 백과
아. 네이버 지식백과에 뭐하나 물어볼까요? 우측창이 지식백과입니다. 우리가 아는 그 화면 아닙니다. 근데 뭐가 문제입니까? 제가 원하는 것은 텍스트의 정보입니다. 물론 정보는 같은 방식으로 대해야 합니다. 그리고 검색을 어떻게 할까요? 알고 싶을 때는 바로 그 단어 위에서 사전을 불러야 합니다. 검색하기 위해 뭔가 하는 순간 딴짓으로 가기 쉽습니다. 사전은 하나가 아니죠? 위키백과도 있고 나무위키도 있습니다. 검색엔진도 마찬가지입니다. ChatGPT에게 바로 물어봐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정보를 찾아야 합니다.
이런 아이 유치원 보낼 시간 입니다. — 이따가 와서 업데이트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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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그대로 아름답다
돌아와서, 아직 아이 등원 준비 중입니다. 노트북으로 옮겨 와서 바로 글을 업데이트 합니다. 이제는 삶의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삶은 이대로 완전 합니다. 다른 곳에서 즐거움을 꼭 찾아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장난감으로 혼자 떠들면서 놀고 있고 저는 저대로 키보드로 놀고 있습니다. 저도 혼자 떠들고 있답니다. 제가 아이 보다 고귀할 무언가가 있을까요? 저는 모릅니다. 그대로 있을 뿐 입니다.
기호 수식 : 지식 구조화는 도구빨
'수식'을 이야기 해볼게요? 기호와 수식 말입니다. 필요 없다고요? 그건 모를 일입니다. 내가 필요가 없다면 아이는 필요할 겁니다. 수식 기호는 정보를 축약하여 표현 합니다. 이러한 정보는 국적이 없습니다. 저장해야 하는 정보는 꼭 한글이어야 합니까? 문장이어야 할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정보의 논리화, 구조화 , 기호화가 더 중요할 것 입니다. 여기에 예를 들어 '정보 이론'이 필요합니까? 아닙니다. 공부할 것은 없습니다. 그저 '도구'와 친해지면 '손'이 알아서 해 줍니다.
출처 관리 : 서지 관리
서지 관리도 중요합니다. 서지 관리? 논문을 작성할 때 출처 관리하는 프로그램 아닌가? 물론 그렇습니다. 지난 시대의 과학 혁명에서 서지 관리는 지식을 가진 이들에게 새로운 계급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제 우주적 스케일의 정보 시대에서 새로운 대상(AI)와도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정보 (즉 메타데이터)는 하나의 구조화된 규칙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도구가 해주고 손이 기억하니 못할 것도 없습니다. 비단 여기에는 책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영화 드라마 음악은 기본이고요. 세상의 모든 것에는 카테고리가 이미 잡혀 있습니다. 하나의 지식 그래프로써 체계를 이룰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할까요? 지나간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집중을 깨트릴 필요가 있을까요? 주의력 전환 비용은 큽니다.
분류과 용어 사전 : 결국 연결 되어있다네
그렇다면 분류를 조금 더 보겠습니다. 책의 경우 십진분류법을 따릅니다. 이 정보는 이미 전문가들이 정해 놓은 방향에서 서지 정보를 구조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책 하나를 하나의 분류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수학자 라이프니츠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수학만 알게 될까요? 아니겠죠. 16세기 유럽 사회 전체를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하노버 공국의 영주가 영국 왕이 되어 (조지 1세)가 되었는데, 영국 갈 때 라이프니츠를 두고 갔다는 이야기는 단골로 등장하는 이야기 입니다. 이 것도 하나의 정보입니다. 이러한 정보는 '용어 사전'을 활용하여 관리할 수 있습니다.
도구는 존재에 녹아든다
이제 아이 등원을 해야겠네요. 15분 정도 정신 홀딱 빠져서 글짓기를 했군요. 아 이 충만감. 소중하지 않은 순간은 없습니다. 세상에는 돈으로 따지지 않을 귀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말로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겁니다. 근데, 진실로 그렇게 살고 있나요? 머리로 아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삶에서 벅차오르는 존재함에서 오는 희열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좋은 말은 이미 내 안에 충분 합니다. 이제는 몸으로 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것이 바로 제가 하루 삶으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진실로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을 뿐입니다.
삶이 나에게 질문하고 있었다
도대체 나란 존재의 이유는 무엇입니까? 삶에 기대하는 성공은 무엇입니까? 이제 삶에게 질문하기를 멈추어야 할 때 입니다. 그 때에 내 존재 밑 바닥에서 올라오는 질문, 즉 삶이 나에게 주는 질문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저는 그저 '텍스트 마스터' 라는 유치한 단어 였습니다. 마치 지나온 삶 전체가 '텍스트 마스터'라는 단어 뿐이 였습니다. 정해 놓지 않아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것도 같은 요즘의 삶입니다. 해서 뭐할 것인지도 압니다. 나눠야 합니다. 나눠야 할 뿐 여기에 다른 어떤 것은 끼어 들 수가 없습니다. 원래부터 제 것이 아닌 것을 받았을 뿐이니까요.
에머슨의 시를 담아
정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에머슨 선생님의 말을 빌어 끝 인사를 대신합니다. ( 도구는 아래와 같이 귀한 말을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기억할 줄 모릅니다. 기록하고 찾을 줄 알 뿐)
"무엇이 성공인가"
랄프 왈도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 1803~1882)
자주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거짓된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들의 좋은 점을 찾아내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떠나는 것.
그대가 살았다는 이유로 한 사람이라도 더 쉽게 호흡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P.S 참고로, 이곳 블로그도 마찬가지로 제 도구로 작성 합니다.
내보낼 곳이 단지 티스토리 일 뿐 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나의 글을 블로그로 "내보내기" 하는 것 입니다. 매우 중요한 주제 입니다. 차차 다룰 이야기가 되겠지요.
** 각주 참고 포함 원문은 블로그에서 보세요 https://junghanacs.github.io/posts/20240321-m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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