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정말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났다. 왜 일까? 이렇게 깊은 잠을 잤을까? 책상 의자를 뒤로 재껴 놓고 열 시간을 잔 것 같다. 그렇게 자라고 해도 잘 수가 없을 텐데. 거의 살아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기절을 했다. 그리고 깨어나서 약을 챙겨 먹었다.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몇 시간이라도 정신을 온전히 써보려고 한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렇게 깨어나서 일기를 쓸 수 있게 해 주심에 감사함이다. 나는 그대로 죽을 수도 있었다.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 일이 특별하지 않은 세상 아닌가? 나는 다시 부름을 받았다. 깊은 사랑으로 휴식을 취하게 해 주셨다.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나를 위한 알약 몇 개를 주셨다. 깨어나게 해 주셨다. 굳은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본다. 뻣뻣하다. 내 육신에 다시 가열하게 피가 돈다. 깊은숨을 쉰다. 다시 펌프질을 한다.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이 많다. 내 삶은 의미가 있다. 나만이 해야 할 숙제들이 이렇게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만 주신 숙제들이다. 숨을 주셨으니 응당 나는 갚아야 한다. 의미를 주셨으니 감사드려야 한다.
관찰 일기
임종을 앞두고 내 삶을 되돌아 볼 때 내 '온전한 삶'은 어떤 삶일까? 그 삶은 어떤 가치에 기반할까?
나의 자아확장지도를 적어보면서 나의 첫 번째는 전문성, 기술력, 호기심이었다. 내가 임종을 앞두고 있다면 이 가치가 어느 정도는 현실화되었을 때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나의 한계를 경험한 학업에서 성취를 내서 사회에서 조금이나마 가치를 만들어 내었다면 나는 스스로 만족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노력한 결과물이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더 뿌듯할 것 같다. 온전히 이 세상에 내가 와서 나의 머리로 노력한 결과물이 남아있다는 그 사실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죽어도 죽지 않는다. 남아 있다. 내가 기록한 글, 코드가 남아서 누군가에게 읽히고 쓰이고 있다. 나는 그러므로 살아 있다. 온전한 삶으로 완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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