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있다는 것
나는 제주도에 출장 왔다. 내일 오전에 논문 발표를 할 예정이다. 그래서 숙소 근처 커피숍에 자리를 잡고 정신을 가다듬고 발표 자료를 만들고 있다. 아무런 일정이 없으니 가용 시간은 풀로 쓸 수 있다. 집을 신경 쓸 필요도 없고 그저 나의 일만 하면 된다. 그럼에도 물론 귀찮고 하기 싫은 마음이 불쑥 올라온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해야 할 일이 있음에도 다른 일을 함으로써(보다 쉬운 일) 시간을 때우려고 하는 멍청한 생각이다. 물론 시간은 넉넉하니 일정 시간 그렇게 시간을 보내도 된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밤이 되고 조급한 마음에 발표 자료는 대충 만들어서 만족스럽지 못한 발표를 한다. 발표 후에 밀려오는 부끄러움을 느끼고 기분이 나빠진다. 모든 의욕이 사라진다. 이렇게 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약 빨도 있고 나쁠게 전혀 없다. 아픈 곳도 없다. 뽀모도로와 함께 딱 5시까지 끝내기로 하자. 그 이후 시간은 자유롭게 보내면 어떤가? 조급한 마음 없이 그럴 수 있다면 나는 큰 보람을 느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보람을 느껴야 된다. 이번에 발표할 논문은 어찌 되었든 우수논문으로 선정된 영광도 얻지 않았는가? 크던 작던 상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의미를 일부로 낮게 볼 필요는 전혀 없다. 스스로 잘했다고 칭찬을 만들어줘도 부족한 나의 내면이다. 기뻐 춤을 추자. 나는 할 일이 있다. 의미가 분명히 있다. 오늘의 나는 의미 있는 삶을 산다. 감사의 전율을 느껴도 된다. 행복하고 싶으면 행복해도 된다.
관조질문 (비공개)
중독과 관련해 두려움을 다루는 연습: 왜 그 중독을 원하는가?
그 쾌락으로 자신의 어떤 부분을 채우거나 위로하려 하는가?
그 쾌락으로 무엇을 경험하고자 하는가? 대신 실생활의 어떤 경험을 포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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