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밍과 뛰어남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프로그래밍 분야는 특히 개인 간에 실력차라는 게 크게 존재한다. 요즈음은 코딩 테스트를 해서 일정 수준 이상으로 훈련된 프로그래머를 양성하고 있지만 주변을 보니 어느 정도의 교육을 통해서 도달하는 자격증 같이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력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코딩 테스트를 안 하던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본다. 생각건대 이 분야에서의 실력차는(프로그래머로서의) 코딩 그 자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있다. 전산 학도가 된다고 해서 코딩을 좋아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좋아하더라도 매일 코딩을 하며 지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반면 코딩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누구나 하나쯤 있는 컴퓨터 앞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자료를 얻고 배우고 즐긴 사람에게는 사실 대학 교육조차도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평소에 늘 가지고 있었는데 오늘 어느 블로그에서 보니 글쓴이가 아주 어린 친구였다. 분명 이 친구는 프로그래밍을 취미처럼 즐겨왔을 것이다. 나는 코딩의 세계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취미는 고사하고 어떻게 해서는 코딩을 안 하는 쪽을 선택해왔다. 그래서 사업이라는 헛된 길도 빠졌던 것이다.
코딩하는 과정이 없으면 결국 이 분야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찾아온다. 그렇다고 내가 전산학을 싫어하는가? 는 아니다. 아주 잘하고자 하는 열망은 예전부터 컸다. 지금에 와서야 나의 문제를 통해서 이성으로 안 되는 영역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기에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해보고 싶다. 조금 더 하다 보면 즐기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내가 즐기면 또 지나치게 하지 않던가? 임계점에 도달하는 게 늦었을 뿐이지 때가 되었다. 이에 더하여 나의 다른 장점도 생각해 본다. 내가 해온 전문 분야를 체계화해본다.
프로그래밍 분야는 정말 열려있다.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된다. 최신 게임용 컴퓨터가 아닌 이상 비용도 크게 들지 않는다. 프로그래밍을 배우기에는 30-50만 원짜리 노트북 하나 있으면 딱이다. 자료는 구입할 필요 조차 없이 널려 있다. 의지만 있으면 정말 못할 게 없다. 요즈음에는 비전공자도 단기 교육을 통해서 취업 전선에 뛰어든다고 한다. 안될 일이 아니다. 짧은 교육이라 당장은 분야에 한계가 있겠지만 일단 자리를 잡고 코딩을 즐기면 몇 년내에 누구든 탑이 될 수 있다. 최근에 유튜브에서 구글 본사에 다니는 비전공자 출신 국내파 개발자의 이야기를 본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여전히 업계에서는 쓸만한 인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쓸만한 인력은 어느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정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다만, 한 가지는 명확하다. 소프트웨어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복잡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물론 프로그래밍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편의성이 크게 개선되기도 했다. 정리해보자면, 내 생각에 쓸만한 인재의 기본은 편리해진 프로그래밍의 함정에 속지 않고 그 너머의 복잡계의 숲을 보려는 질문을 끊!임!없!이!하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나도 그리 못하면서 말은 참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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