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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LOG/JOURNAL

21-09-03 Journal

by T힙스터 2021. 9. 3.

스스로에게 정직하라.

 

폴 그레이엄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글을 읽고 스스로에게 정직하라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받았다. 생각건대 내가 어깨 펴고 다닐 수 없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지금 상황이 안 좋아서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정직하게 살지 못하는 나 자신을 무의식 중에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한 마디로 답이 없다는 걸 나 스스로 인정하고 있으면서 앞으로도 이렇게 무기력하게 살고 있으니 희망은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런 생각 속에서 나는 이도 저도 아닌 하루를 보내고 있었고 남의 눈치만 보며 누가 나를 조금이라도 상처 낼까 두려워서 피하고 살았다. 그러면서 그나마 즐거움을 주는 운동도 자연스레 안나가게 되었고 더한 극한의 상황으로 나를 몰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어떠한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좌충우돌을 통해서 지난 달까지 마감이었던 논문을 제출했다. 논문의 퀄리티가 좋냐 나쁘냐는 다른 문제다. 심사 위원이 판단할 몫이고 중요한 것은 교수님과의 제출 약속을 지켰다는 점이다. 중간중간 마일스톤은 하나도 지키지 못해서 좌절을 밥 먹듯이 했다. 정직하게 최선을 다했다면 덜 부끄러웠을 텐데 그 마저도 그렇지도 않았다. 주말을 통째로 날려버린 경우도 많았다. 왜 이렇게 암울했던 것인지 나 조차도 의문이 들 정도였다. 어찌 되었든 약속을 지켰고 마감하는 과정에서 집중하는 경험을 했다. 이전에도 4-5번 썼던 포맷의 논문이기 때문에 사실 어려울 것도 어려워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 다만 내가 너무 무너져 있었기 때문에 이 마저도 에베레스트 산처럼 느껴졌다. 

 

결과적으로 작은 성취를 통해서 조금은 안정될 수 있었다. 8월의 목표는 성취했기 때문이랴. 9월의 목표는 논문의 확장판을 작성하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9월은 더 중요하다. 9월에 충분한 논문의 골격을 완성해야 10월에 예비 심사를 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비 심사에 들어가야 내년 초에는 본 심사에 들어갈 수 있다. 정해진 기간에만 신청할 수 있는 것이기에 더 물러설 곳도 없고 피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없다.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은연중에 찾고 있었다. 이에 대해 교수님께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는지 여쭈어보기도 했었다. 여기에 정리를 깔끔하게 해 준 것이 폴 그레이엄의 글이다.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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