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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 STORY

약 복용 그리고...

by 텍스트 마스터 2021. 10. 13.

우울증 약을 먹은 지는 3년 된 것 같다. ADHD 약은 1년 반이 되어간다. 약을 먹고 내 인생이 뭐가 변했는가 생각해보면 업무적으로는 크게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개인에 삶에는 에너지가 생겼기에 득을 좀 본편이다. 그러나 약을 먹는 가장 큰 이유는 업무 성과를 위해서였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잘 모르겠다. 거기에 습관적으로 먹다 보니 약이 나에게 무엇을 해주는지 그 자체에 대한 생각도 사라졌다. 그렇다고 약을 안 먹는다?! (이런 분들이 꽤 있다)는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한다. 이 부분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먹는 약이 적절한가를 생각해보고 약에 효과에 따라서 밸런스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콘서타는 약효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편이기에 몇 번 복용량을 조절하기도 했었는데 최근에는 다시 돌아와서 72mg을 먹고 있었다. 근데 왜 이렇게 뒷목이 무겁고 심장 박동이 거친 것인지 요즈음에 꽤 불편함을 느껴왔다. 그게 무슨 이유인가 생각해보면 운동을 하면서 체력이 개선돼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오늘부터 복용량을 좀 줄여보았다. 불편함이 줄어든 것 같아 다행이다.

 

약을 먹고 몇 시간씩 집중을 하게 되었다는 말을 보았던 것 같은데 나는 딱히 그런 경험을 해본 게 없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약을 생각하기 이전에 하는 일에 대한 나의 흥미, 절박함, 전략 또는 계획 등이 총체적으로 부실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당장 이거 안 하면 굶어 죽을 상황이라면 이렇게 할 텐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요즘 내가 드는 생각은 약은 과하지 않게, 오히려 최소량으로 관리하면서 그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좀 더 집중을 해보자는 입장이다. (경험 상 복용량이 많으면 시선은 집중되지만 통제되는 기분이 듦)

 

정신과 약을 먹는 게 당연한 나 그리고 그럴 필요가 없는 다른 사람들. 오늘 문득 약을 오래 먹게 될수록 그 사이가 멀어진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왜 약을 먹어야 했지? 언제까지 약을 먹고살아야 돼? 이렇게 사는 게 맞아? 이런 질문들이 불쑥 올라오면서 건강한 생각과 선택을 나의 온몸으로 해내자는 결의를 다져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쓰는 것뿐이다. 결국 내가 아는 그 산을 넘어야 치료가 가능해진다.

 

** 지난 글(2021.09.15 - [MY @ STORY] - 슈퍼 마리오)에서 별을 딴 마리오 보다는 버섯을 캔 마리오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했었다. 오늘도 같은 생각이다.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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