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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 STORY

나를 받아들이고 사는 것 (ADHD 답게)

by 텍스트 마스터 2022. 4. 19.

"중요하단 걸 알고 있는 그 일을 왜 나는 끝마치지 못하는가?"
인생 전반에 걸쳐서 나를 미치게 만드는 질문이다.

물론 내가 ADHD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생각의 방식'이 좀 다르다 정도는 알게 되었다. 먹고 있던 우울증 약에 더해 ADHD 약도 추가가 되었다.

 

"약을 먹으니 이제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해낼 수 있겠지? 이미 많은 너무 많은 실패를 해왔어. 중간만이라도 하자. 나에게 큰 기대하지 않는다잖아. 중간만 하는 거야! 아내에게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약을 먹은 이후에는 확실히 달랐다. 다른 블로그와 이곳에 적은 이야기들은 뭐가 달랐는지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럼에도 중간만 하는 것도 일 하나하나에 엄청난 동기 부여(self-motivation)가 필요했다. 왜 동기부여가 필요하지? 나한테 가장 중요하고 우선순위가 높은 일인데?! 머리로는 아는데 쉽지 않았다. 엘론 머스크는 "그 일에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면 그냥 하지 마라!"라고 하지 않던가. 물론 혁신가들만의 이야기겠거니 넘기면 그만이지만 그동안 계속 품어온 나의 질문이 다시금 올라왔다. 

 

다른 게 틀린 것은 아니잖아. 다르다는 것을 알면 다르게 살 방법을 찾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왜 계속 주류의 틈바구니 속에서 맞춰 살 생각만 하는가? 이제 와서 박사 학위가 무슨 소용인가?

여기서 말하는 주류는 ADHD가 아닌 사람들이다. 이들의 뇌를 Neurotypical이라고 하겠다. Neurotypical은 중요도에 따라서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필요한 집중을 한다. 이에 반에 ADHD는 관심, 흥미에 따라서 움직인다. 관심이 안 가면 중요한 일도 머리로는 알지만 안 한다. (학창 시절 한문 과목에서 0점 받았던 기억이 난다. 나는 반장이었고 공부도 좀 하는 학생이었다. 물론 한문도 나에게 엄청 중요했다!)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다. 요즘에는 Neurotypical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집중에 어려움을 겪는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Indistractable"과 같은 책들을 보면 ADHD 이야기 같지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다. 물론 둘 다 엄청나게 유명한 책이다. (Indistractable 번역판 제목 "초집중") ADHD를 겪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정도가 다 다르다. 우울증 및 기타 정신 질환이 심해지고 난 이후라면 더 힘들 것이다. 나 역시도 우울증 약을 몇 년 먹고 알게 된 케이스이다. 일찍 발견해서 약물 복용을 하면 뇌 가소성에 힘입어 Neurotypical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를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 무엇인가? ADHD 답게 살자는 것이다. ADHD 답게라는 말이 왜 이렇게 부정적으로 느껴져 온 것일까? 아래 스탠포드의 Huberman 교수님의 강의에서도 언급하고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ADHD의 능력이 무엇인가? Hyper-Focus가 아닌가?

ADHD와 일반적으로 말하는 '지능'이 관계가 있는가? 알려져 온 바 관계가 없다. 왜 ADHD에 무능함이 딸려오는 것인가? 현재까지의 사회 시스템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그것뿐이다. 산업 혁명 이래로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사회는 모든 것을 표준화했다. 그게 생산성이 좋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물건을 컨베이너 벨트로 찍어내듯 사람의 지식도 똑같이 찍어내는 것이다. 단지 하달되는 Importance를 군말 없이 잘 해내면 100점을 받는 것이다. 그러니 ADHD는 현재까지의 시스템에서는 어딜 가나 좋은 평가를 받기가 어렵다.

왜 내가 ADHD 답게 살자는 이야기를 하는가? 세상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Interest에 따라서 움직이는 Hyper-Focus 인간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ADHD 유명인을 검색해보면 에디슨,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미켈란젤로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창의성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따라 나온다. 물론 ADHD 진단 자체가 오래된 것이 아니기에 그럴 것이라고 추정한다는 말이다. 이 분들을 하나로 엮는 다면 대표할 수 있는 단어가 무엇인가? 내 Interest-based thinking이 아닐까? 이미 사회는 이러한 사람들을 원하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의 복잡도는 우리 인간의 지식 습득 속도를 벗어난 지 오래되었다. (아래 Eddie 교수님의 영상 참고) Importance를 강조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은 이미 다 풀었다.

이미 해외에서는 ADHD란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가 생긴 것 같다. 그만큼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똑똑한 사람들이 다 모여있다고 알고 있는 곳인 '실리콘밸리'에 ADHD 비율은 분명 다른 곳보다 높을 것이다 (관련 자료를 본 것 같은데...). 지난달 온라인으로 열린 첫 번째 Second Brain Summit에서는 아예 ADHD 연사들이 따로 세션을 했었다 (아래 영상 참고). 트위터에 보면 자신을 소개하는 데에 ADHD를 아무렇지도 않게 써놓는다.

물론 ADHD라고 다 창조적인 인간은 아니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ADHD라고 지능이 높은 것은 아니다. 더구나 해외에서나 우리나라에서나 부모님 세대에서 ADHD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근데 ADHD는 유전 확률이 높지 않던가? (...)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분명 있을 것이다. Interest를 믿고 밀고 나가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한데 참 쉬운 일이 아니다.

뒷걸음질 치다 보니 뒤에 무엇이 보이는가? 아! 이제 낭떠러지네?! 이게 딱 나의 상황이다. 근데 달리 생각해보니 절벽을 오르고 있던 게 아닌가? 낭떠러지가 아니라. 이제 평지를 걷고 뛰면 되네?

낭떠러지라고 수도 없이 말을 들었을 것이다. 아니다. 이제 걷고 뛰면 된다. ADHD이기에 가능한 그것. Interest를 사정없이 따라가면 된다. "계획이 있어? 일정은?" 이런 말은 우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어차피 시간을 Now, Not now라고 보지 않는가? 그냥 자나 깨나 Interest만 붙잡고 있으면 된다. 어차피 일정 세워도 자나 깨나 하는데 더 빨리 갈 방법은 없다. 물론 전략적인 접근은 필요하다. 위임할 것은 위임하고 집중할 것은 하고 그런 식으로. 이 부분은 지능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하다 보면, 일단 어깨가 쫙 펴진다. 두려울 것이 없다.
왜냐? 나를 믿으니까! 대체 불가능한 존재이니까.
Trust Yourself! Trust Myself!

 

Interest-based Brain : ADHD Brain

https://theadhdmanual.com/2019/01/15/the-first-pillar-of-adhd-an-interest-based-nervous-system/

 

The First Pillar of ADHD: An Interest-Based Nervous System

Let’s start by tossing out the misconception that ADHD is a result of poor parenting, inferior willpower, lack of discipline, or the public school system. Done? Is it gone? Did you take that …

theadhdmanual.com


https://youtu.be/hFL6qRIJZ_Y

https://youtu.be/EjSuaeVfE9I

Eddie Obeng: Smart failure for a fast-changing world

https://youtu.be/b3x2JHmVNpg

Marie Poulin, Jesse J. Anderson, Bryan Jenks, Karaminder Ghuman: PKM Through the Lens of 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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