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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 STORY

주인 의식

by 텍스트 마스터 2021. 4. 6.

주변인

처자식이 있고 30대 후반을 다가가는 나는 아직 뚜렷한 직장이 없다. 대학원에 다니고 있고 연구실에 소속되어 출퇴근 하지만 여기서도 주변인이다. 집에서도 주변인이고 부모님과의 관계에서도 주변인이다. 내 의견보다는 돈의 흐름대로 능력의 흐름대로 모든 것이 흘러간다. 내 이야기는 곧잘 묵살된다. 그래서 말을 잘 안 하려고 한다. 물론 예전에는 그렇진 않았다. 과거는 중요치 않다. 지금 아니 최근 5년간 내 삶을 정리하자면 주변인이라는 말이 쉬울 것 같다. 

주인의식

알렉스 코치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 1장에 기본 원칙 5가지를 소개한다. 이 5가지는 영어 단어 암기하든 외웠다. 정리하자면 1) 창조 2) 자아확장 3) 진정성 4) 호기심 5) 주인의식 이다. 이 중에서도 주인의식이 오늘 나의 상황에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다. 주변인인 나는 주인의식이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커지는 책임감을 받아들이기보다는 회피하려고 했다. 회피한 결과가 오늘의 나이다. 그 원인에 대해서 자책을 많이 했지만 ADHD와 그로 인한 우울증이 원인이기도 하기에 어느 정도 내려놓았다. 이제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 내 삶의 주인은 나이다.

내 의견 이야기하기 

오늘 운동을 끝내고 근처 부모님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어머니와 다툼이 있었는데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생각이 다름이 문제였다. 어머니의 성격상 그냥 있는 대로 화를 풀어내셨다. 참! 대를 이어져오는 안쓰러운 인간성의 일면이다. 이렇게 보면 종교 생활이 무슨 도움을 주나 싶을 때가 많다. '영성 심리'가 아니라면 엄격한 교리와 토착 신앙 수준의 영성은 인간성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라는 생각이다. 다시 돌아와서 나는 나대로 이야기를 했다. 나도 뭐 효과적인 말하기를 하지 못했다. 여기서 느낀 점은 '의견 말하기'이다. 나는 내 생각을 잘 표현하기 못해왔다. 이것이 발전해서 내 삶 전반에서 '말'의 역할이 없었다. 일하는 곳에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나의 의견이 곧 나이다. 주인 의식을 가지고 나는 나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나를 살리는 길이다.

생각을 적어내기

이 글을 순식간에 적어내면서 역시나 드는 생각은 이 공간(블로그)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한 감사였다. 나는 이전에도 다른 블로그에 연구자의 삶 전반에 이야기를 적었었다. 이 블로그를 열면서 연구자의 삶과 새로 알게된 ADHD 삶을 구분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적고 있다. 당연히 누가 보길 바라고 적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공들여 쓸 필요도 없다. 적는다는 행위 자체가 내 정신건강에 유익하다는 확신이 있기에 적는 것이다. 쌓여가는 글이 작은 보람이 되고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이 되고 스트레스를 내려놓는 처방이 된다. 그러기에 적는다. 글을 적는 행위 자체가 내 삶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 다시 말해 공들이면 못쓴다. 떠오를 때 적고 잊어야 한다. 내 삶으로 돌아와야 한다. 

꿈속의 여인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던 것인지 나는 저녁을 먹고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잠이 들었다. 오후6시즈음 이었던 것 같은데 일어나니 오후 11시 30분이었다. 하루의 잠을 다 자버린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연구실에 올라와서 저녁 약인 우울증 약과 일하기 전에 먹는 ADHD 약을 동시에 먹었다. 좋은 상황은 분명히 아니다. 나는 꿈속에서도 주차장에 있었다. 주차장 차 안이었다. 세상이 어두워지고 건물에 전기는 나가고 하늘에서는 돌이 쏟아졌다. 차를 몰고 도망치듯 나왔다. 더 멀리 떠나기 위해 전주행 버스를 탔다. 그 안에서 한 여인을 만났다. 톡 쏘는 매력이 있는 귀여운 여인이었다. 그 여인과 즐거운 여행을 떠났다. 일상을 벗어나는 경험을 했다. 무의식이 만든 허상은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만들어 낸다. 깨어나니 현실. 아쉬운 마음을 한편에 두고 글을 적는 것으로 일탈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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