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황 점검
나는 정상인가?라는 질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 나는 환자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약을 받았고 아침, 저녁 약을 먹어야 한다. 누차 의사 선생님도 말했던 바 약은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현실의 문제들을 일단 복잡하니까 제외하고 나는 치료와 개선이 필요한 환자이고 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굳이 피하려 할 게 없다. 주변 가까운 사람들이 약을 먹는 것은 굉장히 안쓰러워하고, 나 스스로도 죽고 사는 문제는 아니니 현실을 가끔 놓칠 때가 있다. 그렇게 나도 저녁 약을 이틀 안 먹었다. 이에 더해 약을 다른데 두고 와서 아침에 먹어야 할 약을 오후 늦게나 먹게 되었다.
약 복용은 꾸준하게!
@약을 일정 기간이상 먹고 나름에 생활 루틴이 갖춰지게 되면 주말에는 약을 쉴 수도 있다고 한다. 이 마저도 담당 의사 선생님과 상의를 통해서 진행해야 한다. 나의 경우 오전 약은 @약이고, 저녁 약은 항우울제이다. @환자에게 우울증은 동반 질환으로 특별할 게 없는 질병이다. 항우울제를 2년 가까이 먹어본바 사실 약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가끔 왜 먹나 싶을 때도 있었다. 그렇다고 약을 안 먹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틀간 저녁 약을 먹지 않았더니 답답한 생각들이 머리를 가득 채우는 게 느껴졌다. 이에 동반한 두통과 메스 꺼림으로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엄청나게 났다. 고로 약 복용을 시작한 이상 의사 선생님과 충분히 논의가 되기 전에는 함부로 약을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
내 마음대로 약을 끊지 말자
한국에서 정신 질환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커밍 아웃을 하면 좋을게 없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가족들은 약을 빨리 끊으라고 재촉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으면 약 끊을 수 있는데 왜 아직도 먹느냐는 말들을 한다. 또 식습관 조절, 대체 의학 등의 다른 방법을 소개해도 주며 정신과 약은 먹어서는 안 될 것처럼 바라본다. 그러다 보면 이른 시점에 치료를 중단하게 된다. 이런 환자들 대부분의 경우 결국은 더 심한 상황에서 병원을 다시 찾게 된다고 한다. 약을 끊는 시점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약은 어쩔 수 없이 먹는 약이라고 본다면, 동반 질환으로 인하여 먹는 약이라도 (나에게는 항우울제) 빠른 시점에 끊고 싶을 뿐이다. 이 모든 것은 의사 선생님과 논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약을 늘리는 과정, 줄이고 끊는 과정은 점진적으로 진행되야만 부작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을 시작한 이상 주변 사람들 말에 휘둘리면 안 된다. 만약 담당 의사가 별로라면? 진찰 기록을 다 받아서 병원을 옮기면 된다. 잊지 말자! 나는 환자다.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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